#만능관통기 로 막힌 변기 뚫기
- 플라스틱 같은 고체로 막힌 경우
살다보면 이런 경우가 있죠. 아침에 일어나 비몽사몽 볼일을 보고 변기 물을 내리면서 자연스럽게 선반 위 전기면도기(필립스)를 잡는 순간, 그 날따라 유난히 엄지와 검지에 힘이 들어가지지 않아서 전기면도기가 그대로 자유낙하 변기 상단부에 1차 충돌하고 면도날 커버 부분과 본체가 분리되고, 본체는 화장실 바닥으로 떨어지고, 면도날 커버 부분이 안 보였습니다. 잠깐 가슴이 철렁된 후, 일단, 면도기 본체는 선반 위에 올려놓고, 면도날 커버 부분을 찾아보았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도 소변 후 내린 물은 계속해 흘러 변기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설마... 강하게 현실 부정을 해보고 변기 주변을 샅샅이 찾아보았으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는 면도날 커버... 면도날 커버가 변기속으로 들어간 것이 현실이 된 것을 확인 한 후, 끄집어 낼 수 없으니 밀어내 보자는 마음으로 화장실에 비치된 변기 압축기로 펌프질을 계속 하였으나 역시 플라스틱과 면도날의 조합을 이겨낼 수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나....
인터넷 검색 들어갑니다. 만능 관통기라는 것의 존재를 알게 되고 지마켓에서 주문을 하고 다음 날인 수요일 도착, 퇴근 후 제가 저지른 일을 수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설명서에는 시계방향으로 돌리면서 천천히 변기 속 깊숙이 집어넣으면 언젠간 걸려 나올 거라고 되어 있습니다. 확신이 없었는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라는 표현을 쓰고 있었습니다. 1시간 정도 삐질삐질 진땀을 흘리며 수십 차례 관통기를 넣었다 빼었다 반복하였지만 그 녀석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래서 각 분야의 전문가가 존재하는 것이겠죠. 검색해 보면 이 분야 전문가들은 내시경 카메라를 동원해 과학적으로 편리하게 변기 속에 걸린 이물질들을 꺼내고 있었습니다. 의욕상실, 내일 전문가를 부르자고 제 자신과 타협을 하고 있던 즈음, 저녁 8시 일단 저녁 식사를 하고 (손을 깨끗히 씻고 ㅋ) 힘을 보충한 후 마지막으로 한번 더 검색해 보았습니다. 이번엔 구글로. 검색어는 [관통기 사용법]. 그리고 맨 위에 나온 동영상을 보았고, 힌트를 얻었습니다.
만능관통기
"막힌 부분까지 밀어넣은 후 충분히 펌프질을 해주십시오"
관통기 설명서에 나온 대로 돌려서 밀어 넣을 생각만 했지 펌프질은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곧바로 펌프질을 하며 계속 돌리는 것을 실시해 보니 이번에는 느낌이 다릅니다. 뭔가가 걸린 느낌이 나더니 지금까지 쑥 빠지던 관통기가 잘 안 나옵니다. 이리저리 돌려 보면서 힘으로 끌어냅니다. 마치 낚시하는 분들이 월척을 낚을 때의 손맛이 이런 걸까요. 만 하루 반나절을 변기 속에서 괴로워했을 녀석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너를 위해 꺼내 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수고했다." 맘속으로 짧은 위로의 한마디를 해주고 기념 촬영 후 변기 옆 휴지통에 고이 던져 넣어 주고 상황을 종료 시켰습니다.
만능관통기로 막 꺼낸 직후
만능관통기로 이물질을 끄집어 내는게 잘 안될때는 포기하지 말고 미친듯이 펌프질을 해보세요. 돌리면서 밀어 넣더가도 강하게 망치질 하듯 펌프질을 해보세요.
나올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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