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선 작가의 《과부(寡婦)와 숫캐》는 일반적인 현대 창작 소설이라기보다는, 한국의 구전 문학 속 야담, 민담, 설화 등 민간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던 해학적이고 적나라한 옛이야기들을 채록·정리하여 엮어낸 구비문학(야담집) 성격의 작품입니다.
이 책과 작가에 대한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작품의 성격: 한국 구전 민담과 야담의 집대성
이명선 작가가 엮은 이 작품은 조선 시대부터 민간에 떠돌던 파격적이고 적나라한 민중들의 이야기, 즉 세속적인 욕망과 인간의 본성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다룬 이야기(야담/설화)들을 모아놓은 전집 중 일부입니다.
- 해학과 풍자: 제목인 《과부와 숫캐》를 비롯해 책에 수록된 단편들(꼴두바우, 세 과부, 미련한 신랑, 독가바우 등)은 주로 유교적 도덕관념에 가려져 있던 남녀 간의 성(性)적인 풍자나 인간의 정교(情交), 민간 설화 속 비화를 가감 없이 날것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 구비문학의 보존: 양반 중심의 기록 문학에서는 철저히 배제되었던 백성들의 날것 그대로의 입담과 유머를 활자화하여 대중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전자책(eBook) 등의 형태로 보존·유통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2. 작가의 특징: 전통 설화의 현대적 편집자
이명선 작가는 스스로 새로운 스토리를 창작하는 소설가의 역할보다는, 전국 각지에 퍼져 있거나 고문헌(청구야담, 어우야담 등) 속에서 묻혀 있던 야사(野史)와 구전 설화들을 발굴하고 이를 현대 독자들이 읽기 편한 어조로 다듬는 '엮은이(편저자)'로서의 정체성이 강합니다.
- 거침없는 필치: 민간의 성 풍속이나 다소 파격적인 주제들을 미화하거나 검열하지 않고, 옛 선조들이 쓰던 토속적인 어휘와 직설적인 표현을 그대로 살려 생동감을 줍니다.
- 다양한 민담 아카이빙: 《과부와 숫캐》 외에도 한국 역사 속 기인들의 일화, 효자와 불효 이야기, 상민들의 기지와 유머가 빛나는 짧은 야담들을 주제별로 묶어 다수의 시리즈를 출간해 왔습니다.
3. 독자들의 평가
포장되지 않은 인간 본연의 욕망과 해학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조선 시대판 '성인용 옛날이야기'나 '할머니가 들려주던 파격적인 민담'을 읽는 듯한 재미를 줍니다. 교훈 위주의 딱딱한 전래동화와 달리, 인간 구실을 못 하는 미련한 인간들에 대한 비판이나 신분 사회 속에서의 억눌린 욕망을 유쾌하게 풀어내어 가볍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타임킬링용 도서로 평가받습니다.
이명선 작가의 작품집은 우리 선조들이 음지에서 즐기던 솔직하고 대담한 유머 감각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대중적 기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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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과 특징
1. 주인공 '이완 대장'은 실존 인물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완(李玩, 1602~1674)은 효종 때 북벌 계획을 주도했던 조선 중기의 호국 명장이자 실존했던 포도대장이 맞습니다. 워낙 도적을 잘 잡고 영웅적인 일화가 많다 보니, 조선 후기 야담이나 민담에서 "귀신같이 사건을 해결하는 영웅"으로 자주 대두되었습니다. (마치 서양의 셜록 홈즈처럼 야담의 단골 주인공이었습니다.)
2. 구전되던 '이완 대장 야담'의 기록화
이 이야기는 조선 시대부터 민간에서 대대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전형적인 '포도대장 이완의 기지(奇智) 설화'입니다.
- 꿈자리 하나만 보고도 범죄나 인륜을 저버린 기이한 사건을 직감하는 이완의 비범함,
- 아이를 낳으면 미역을 사러 올 것이라는 날카로운 추리력,
- 그리고 당시 유교 사회에서 가장 금기시되던 수간(獸姦)과 인륜 파괴 행위를 엄벌하는 포도대장의 단호함을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3. 1930년대 야담 열풍의 산물
193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언론 매체(매일신보, 삼천리 등)에서는 대중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조선 시대의 기괴하고 해학적인 야담들을 발굴해 연재하는 것이 큰 유행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명선 작가(편저자)의 책에 수록된 내용 역시, 바로 이렇게 1930년대 신문이나 고문헌에 기록된 날것 그대로의 옛날 야담들을 현대식으로 다시 묶어 낸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올려주신 글은 1937년 신문에 실렸던 조선 시대 구전 야담의 실제 원문이 맞으며, 당시 민중들이 소비하던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해학 설화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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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寡婦[과부]와 숫캐(1937.8.22.)
어느날 밤, 꿈에 李玩[이완] 李大將[이대장]은 사람이 개색기를 낫는 것을
보았다. 깨서 生覺[생각]하니, 그 꿈이 조흔 꿈은 못된다. 事實[사실]로 이
러한 일이 있다면, 아조 不吉[불길]한 일이며, 人倫[인륜]을 破壞[파괴]하
는 꿈이다. 그 때 李大將[이대장]은 서울 도적과 惡黨[악당]들을 잡고 監督
[감독]하는 捕盜大將[포도대장]이여서, 盜賊[도적]놈 잘 잡기로 名聲[명성]
이 자〃하였다. 大將[대장]은 生覺[생각]하였다. 必然[필연]코 이 꿈이 무
슨 不吉[불길]한 일을 막어버리라는 것이 아닐가. 그런데 애를 나면 그것이
사람 색기든, 개색기든, 반드시 미역국을 끄려 먹을 것이며, 그럼으로 미역
을 사러 일즉이 장터로 나올 것이 分明[분명]하다. 이렇게 推測[추측]하고
大將[대장]은 날이 밝기도 前[전]에 巡邏[순라]들을 命[명]하여 卽今[즉금]
바로 장터로 가서 누구고 미역 살어오는 년이 있거든 두 말 할 것 없이 이
리 잡어오너라 ― 하니 巡邏[순라]들은 와 ― 몰려서 장터로 가서 기달이고
있었다. 果然[과연] 얼마하지 않어, 한 三十[삼십] 內外[내외]되여 보이는
예핀네가 어느 과개로 들어스든이 미역 한닙만 달나는 것이다. 巡邏[순라]
들은 닷자곳자로 덤벼들어 그 예핀네를 묵거 가지고 捕盜廳[포도청]으로 끌
고 왔다. 大將[대장]은 그 예펜네를 보고 물었다.
“오늘 새벽에 애를 낳지?”
“녜. 낳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사람 색기가 아니고, 개색기지.”
“千萬[천만]에요. 사람이 어떻게 개색기를 낳습니가.”
“아니라구? 데려다 보면 알테니 네 집이 어데냐.”
“개색기를 누가 남니가?”
“집이 어데여! 그것만 말하여.”
“××洞[동] 뒷골목 막달은 집입니다.”
“그렇면 느덜은 어서 가서 이 예펜네가 낳논 색기를 델여와 보너라.”
巡邏[순라]들 ××洞[동]으로 몰여가서 보니, 퍼대기 속에는 오늘 새벽에
나논 개색기가 다섯 마리 나란이 뉙혀 있었다. 퍼대깃째 싸가지고 捕盜廳
[포도청]으로 갓다 놓으니, 그제서 그 예펜네는 事實[사실]을 告白[고백]하
였다.
그 女子[여자]는 數年前[수년전]에 寡婦[과부]가 되었다. 寡婦[과부]가 되
어 獨守空房[독수공방]하는 寂[적]〃한 판, 하로는 집에 길느는 큰 숫캐를
껴안고 숫캐의 자지 있는 데를 살〃쓰다듬어 興奮[흥분]케 하고, 그 자지를
가지고 사람처럼 덩구었었다. 이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 그 때부터 졸업이
되어 數年間[수년간]을 繼續[계속]하여 나려왔는데, 몇 달 前[전]부터 胎氣
[태기] 있어 오늘 새벽에 색기를 다섯 마리나 낳는데, 그것이 全部[전부]
개색기였든 것이다.
大將[대장]은 이 예펜네도, 다섯 마리 개색기도, 이 예펜네와 덩구었다는
숫캐도 모두 죽여버렸다 한다.
[현대어 풀이: 과부와 수컷 개]
어느 날 밤, 조선의 포도대장 이완은 꿈속에서 사람이 개의 새끼를 낳는 해괴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잠에서 깬 그는 찝찝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꿈이 예사롭지 않구나.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는 하늘의 도리를 저버리는 불길한 징조이자 인륜이 파괴되는 일이다.'
당시 이완 대장은 한양의 도적과 악당들을 소탕하는 수장으로, 귀신같은 수사력으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직감했습니다. '분명 하늘이 이 꿈을 통해 내게 어떤 끔찍한 일을 막으라고 계시를 내린 것이 틀림없다.'
그는 냉철하게 추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아이를 낳았다면 산모는 반드시 미역국을 끓여 먹을 터. 그렇다면 이른 새벽부터 미역을 사러 장터로 나오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이완 대장은 포졸들에게 급히 명령을 내렸습니다. "지금 즉시 장터로 잠복해 들어가라. 새벽이 되자마자 미역을 사러 오는 여인이 있다면, 이유를 묻지 말고 당장 이곳 포도청으로 압송하라!"
명령을 받은 포졸들이 무리를 지어 장터에 숨어 숨죽이고 기다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서른 살 안팎으로 보이는 한 여인이 허겁지겁 가게로 들어서더니 미역 한 톳만 달라고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포졸들은 다짜고짜 덤벼들어 여인을 포박한 뒤 포도청으로 끌고 왔습니다.
이완 대장은 매서운 눈빛으로 여인을 심문했습니다. "네 이놈, 오늘 새벽에 아이를 낳았지?" "예… 예 대장님, 낳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의 자식이 아니라, 개의 새끼일 것이다!"
여인은 혼비백산하여 손사래를 쳤습니다. "천부당만부당하십니다! 사람이 어떻게 개의 새끼를 낳는단 말입니까?" " 발뺌해도 직접 가서 보면 알 일이다. 네 집이 어디냐!" "사람이 어찌 개를 낳겠습니까…!" 여인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완 대장은 단호했습니다. "네 집이 어디인지 그것만 말하거라!" "XX동 뒷골목 끝에 있는 막다른 집입니다…"
이완 대장은 포졸들에게 즉시 명령했습니다. "너희들은 당장 저 여인의 집으로 가 조사하고, 그곳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수거해 오너라."
포졸들이 XX동 여인의 집으로 들이닥쳐 이불 속을 들춰보니, 놀랍게도 오늘 새벽에 갓 태어난 강아지 다섯 마리가 나란히 누워 꼬물거리고 있었습니다. 포졸들이 강아지들을 이불째 싸 들고 포도청 마당에 들이밀자, 그제야 여인은 사시나무 떨듯 떨며 잔인한 진실을 고백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여인은 몇 년 전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된 처지였습니다. 홀로 빈방을 지키며 외로움과 적적함을 견디다 못한 여인은, 어느 날부터인가 집에서 기르던 커다란 수컷 개를 품에 안고 장난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개의 은밀한 부위를 만져 흥분시킨 뒤, 마치 사람과 잠자리를 갖듯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이었습니다. 이 왜곡된 행위는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수년간 습관처럼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몇 달 전부터 여인의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오늘 새벽에 다섯 마리의 새끼를 출산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모두 사람이 아닌 개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륜을 저버린 끔찍한 실상을 모두 파악한 이완 대장은 유교 사회의 기강을 뒤흔든 이 여인과 다섯 마리의 강아지, 그리고 관계를 맺은 수컷 개까지 모두 처형하여 엄벌에 처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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