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저자: 강용수
우리 독서모임 구성원은 40-50대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40대 회원이 추천한 책이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이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너무 많이 봤고, 도서 리뷰를 통해서도 대략적인 내용을 이미 알고 있던 터라 처음에는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배웠던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염세주의 철학자였기 때문에 조금 꺼려졌다. 그런데 요즘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보면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이 가득하다.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이런 철학자들이 이렇게 환영받는 사람들이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아했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을 읽어보니 왜 요즘 사람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책은 40대뿐만 아니라 50대, 60대 그 이상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시작하며 - 상대적인 삶이 아니라 절대적인 삶을 위하여
쇼펜하우어는 현대 사회에서 마음의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크게 다섯 가지를 알려준다. 첫째, 삶의 지혜. 둘째, 행복을 자기 밖이 아닌 자기 안에서 찾는 법. 셋째, 자신에게 집중하는 법. 넷째, 허영심을 버리고 자긍심을 가지는 법. 다섯째,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의 의미를 깨닫고 현명하게 사는 법.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인생은 즐기는 것이며, 무엇보다 독서와 명상, 철학적 사고를 중요하게 여기면서 인생의 즐거움을 제대로 알았다.
1장 마흔, 왜 인생이 괴로운가
마흔 이후부터는 인생에 대한 생각의 전환, 행복과 고통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일어난다. 쇼펜하우어의 인생은 40대 중반 이후에 풀리기 시작했다. 그에게 마흔은 고통을 인내하며 넘어야 할 인생의 위기이자 전환점이었다. 세상을 이해하는 데는 풍부한 경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과 시각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를 위해 최소 40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흔 이후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경험과 지식을 쌓고 자기 통찰을 거듭할 것을 권고한다. 쇼펜하우어가 노년에 얻은 것은 명성과 부, 사회적인 인정이 아니라 내면의 깨달음, 즉 '삶의 지혜'였을 것이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행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손 벌리지 않을 정도의 재산이 있고 여가 시간을 누릴 수 있는 뛰어난 정신력을 지닌 자이다.> 이 구절에서 나 정도면 행복한 사람임을 깨달았다. 손 벌리지 않을 정도의 재산과 여가 시간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구절이다.
2장 왜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가
쇼펜하우어는 행복과 불행이 인간이 타고난 성격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타고난 기질과 성격은 불변하며 우리의 행복감과 불행감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이 부분은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에 나오는 내용과 비슷하다. <행복의 기원>에서도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 느끼는 행복과 불행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타고난 성격이 평생 바뀌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교육 등 노력에 의해 성격의 후천적인 개선과 변화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행복은 자신의 개성과 소질에 맞게 노력하여 도달할 수 있는 만족감이다. 따라서 주어진 개성을 최대한 유리하게 이용하면서, 자기에게 적합하고, 자기만 할 수 있으며, 자기에게만 즐거운 것을 알아야 한다. 최근에는 자기에게 맞지 않는 전공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을 많이 본다. 대표적인 것이 의대 쏠림 현상인 듯싶다. 부모의 강요와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원치도 않는 의대 준비를 위해 젊은 시절 재수, 삼수, 사수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물론 의대를 진심으로 희망하는 학생들은 논외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만들어 놓은 어른들에게 책임이 있다. 대한민국도 이제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한 사회인데, 아이들의 개성을 말살한 채 그저 한곳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2장에서는 '자살'에 대해 다루고 있다. 평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자살할 용기가 있을 정도면 그 용기로 더 힘내서 살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자살은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잘살고 싶었던 사람들이, 즉 삶에 대한 무한한 사랑으로 가득했던 사람들이 절망감에 자살로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자살하는 사람은 그만큼 삶에 대한 희망, 애착, 기대가 큰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인생은 어떻게든 끝마쳐야 하는 과제와 같다. 그러므로 견뎌내는 것은 그 자체로 멋지다.>
3장 무엇으로 내면을 채워야 하는가
쇼펜하우어는 행복해지려면 건강과 마음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술 감각을 키우라고 말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거나 예술작품을 감상하거나 클래식을 들으면 노동의 고통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특히 힘들 때 클래식을 들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리고 인생의 무게중심을 밖에서 안으로 옮기라고 한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하지 말고,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예술, 시와 문학, 철학 등을 가까이 하다 보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자기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그리고 다독보다는 숙독을 권하고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독과 숙독 모두 필요하다고 본다. 독서모임을 통해 각각의 장점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다독과 숙독을 하면서 자기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정립해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글쓰기에 대해서도 단순함, 소박함, 명료함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은 매우 공감한다. 이 책의 저자는 자칫하면 딱딱하고 재미없을 수 있는 쇼펜하우어의 철학 이야기를 명료하고 간결한 문체로 잘 풀어갔다고 본다. 게다가 내용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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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가
4장에서는 사랑과 결혼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사랑과 연애, 결혼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잠시라도 행복했다면 충분하다.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에서 거리 두기를 할 것을 말하고 있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그렇다. 인간이 행복하려면 ‘홀로서기’와 타인과 ‘함께하기’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말을 아끼고 마음에 못 박는 일은 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가족은 제일 가깝다는 이유로, 부부지간, 부모자식 지간에 가장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또한 혼자 있는 법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 행복을 바깥에서 찾지 않고 자신의 안에서 얻기 위한 중요한 덕목이다.
5장 어디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너무나도 짧다. 따라서 현재를 살라고 한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자책,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현재에 감사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자.
쇼펜하우어가 강조한 ‘개성’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고 싶은 욕망을 긍정하는 것이다. 타인과 비교하면서 생긴 박탈감은 행복을 갉아먹는다. 타인의 평가보다는 나만의 만족감이 더 중요하다. 크게 성공하지는 못해도 타인의 시선에 맞추지 않고 자신에게 흡족한 삶이라면 충분한 것이다. 얼마나 소유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돈의 크기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타인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가치를 긍정하는 자긍심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깨달은 것만큼이 나의 세계이기 때문에, 독서와 사색, 그리고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통찰이 필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인생을 경험한다고 해서 저절로 깨달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모두가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정말 잘 늙으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나 자신이 행복해서 주변에 지혜를 나눠줄 수 있는 노년의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으면서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과 아들러의 심리학을 다룬 <미움 받을 용기>가 떠올랐다. 이 세 권의 책 모두 '행복'에 대해 다루고 있다. 위의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내가 행복해지려면 남을 보지 말고 나에게 집중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평가와 타인과의 비교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고 불행한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타인의 삶을 너무나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세상이다. 온라인상에서 보이는 타인의 삶이 허구인지 진실인지 그런 것은 중요하지도 않은 채 나는 부족하다고 느끼고 타인의 삶만 부러워하는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는 눈도 키워야 할 것이고, 시대적 흐름은 알아야 하겠지만 시류를 쫓아가기 위해 나 자신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자신만의 가치관과 소신이 있다면 현재의 삶에 훨씬 더 감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다지기 위한 좋은 글귀들이 읽기 쉽게 쓰여졌기 때문에, 이 책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염세주의 철학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인간의 삶과 고통에 대한 깊은 성찰로 유명하며, 그의 철학은 특히 의지와 비관주의에 중심을 둡니다. 쇼펜하우어의 사상은 후대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주요 사상
-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대표작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그는 세계를 두 가지 측면으로 설명합니다. 첫 번째는 우리의 경험에 따라 주관적으로 나타나는 '표상'으로서의 세계입니다. 이는 우리가 감각을 통해 인식하는 세계를 의미합니다. 두 번째는 '의지'로서의 세계입니다. 그는 '의지'를 모든 존재와 현상의 근본적인 본질로 간주했습니다. 이 의지는 인간의 이성적 판단을 넘어서는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힘으로, 이는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과 우주 전체에 깔려 있다고 보았습니다.
- 염세주의: 쇼펜하우어는 인생을 고통의 연속으로 보았습니다. 인간의 욕망과 갈망은 끊임없이 새롭게 생겨나며, 이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만족은 일시적일 뿐이고 곧 새로운 욕망이 생겨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계속해서 고통 속에 머물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쇼펜하우어는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염세주의 철학자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 삶의 부정과 금욕주의: 쇼펜하우어는 욕망을 극복하고,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금욕주의와 예술, 철학, 명상 등을 통해 욕망을 억제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예술을 통해 일시적으로나마 삶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불교와의 연관성: 쇼펜하우어는 불교와 힌두교의 철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그의 사상에는 이러한 동양 사상의 영향이 잘 드러납니다. 특히, 그는 불교의 고통과 해탈에 대한 개념에 공감했고, 이를 자신의 철학에 통합하려 했습니다.
영향과 평가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니체, 프로이트, 바그너, 톨스토이, 카프카 등 수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그의 염세주의적 견해는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의 문학과 예술에 중요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는 그의 생애 동안 크게 인정받지 못했지만, 사후에 그의 철학적 유산은 점점 더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그는 현대 철학과 심리학의 중요한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의지와 고통을 중심으로 한 철학적 사유로 유명한 철학자입니다. 그의 염세주의적 시각은 인간 존재의 고통스러운 측면을 강조하며, 욕망과 의지를 억제함으로써 내면의 평화를 찾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사상은 후대의 철학자와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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