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as & Movies

흔들리는 삶과 작은 희망의 여정 – 일본 영화 『옅은 화장』(薄化粧, Tracked, 1985)

kriskim 2025. 4. 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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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일본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옅은 화장』은 니시무라 노조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나오키상 수상 작가 무코다 쿠니코가 각본을 맡아 인간 내면의 욕망과 회피,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한 줄기 빛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벳쇼 구리 광산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바탕으로, 가족을 잃고 사회에서 도망치듯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오가타 켄을 비롯한 뛰어난 배우들이 묵직하게 담아냈습니다.


■ 줄거리: 죄를 짊어진 남자, 그리고 조용히 다가오는 희망

쇼와 27년, 일본 시코쿠 지방. 광산에서 일하는 사카네 토키치(오가타 켄)는 민가 폭파와 인명 피해 혐의로 체포되어 형사들의 추궁을 받습니다. 유치장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지만 살아남고, 이후의 수사에서 가족을 해친 사실까지 드러납니다. 절망 속에서 그는 독방 벽을 파내어 탈옥에 성공하고, 신분을 숨긴 채 지방을 떠돌며 막일을 하며 도피 생활을 이어갑니다.

그의 뒤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마카베 형사(카와타니 타쿠조). 그러던 중 사카네는 시골 마을에서 조용히 술집을 운영하는 여인, 나이토 치에(후지 마리코)를 만나게 됩니다. 치에는 그에게 처음으로 따뜻한 온기를 건넨 인물이었고,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마음을 나누게 됩니다.

어느 날, 치에는 장난삼아 사카네의 눈썹에 화장용 먹을 살짝 칠해줍니다. 거울 속 낯선 얼굴을 본 사카네는 이후 외출할 때마다 화장을 통해 새로운 인물로 변신하게 됩니다. 외면뿐 아니라 내면에도 작은 변화가 찾아오는 순간입니다.


■ 과거로부터 이어진 무게

이야기는 쇼와 23년, 과거의 광업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카네는 당시 아내 후쿠미(아사리 카즈요)와 아들 쿄와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광산에서의 낙반 사고와 그에 따른 보상 문제를 계기로, 사카네는 점차 금전적 욕망에 이끌려 자신의 윤리를 놓기 시작합니다.

사고로 남편을 잃은 지쇼 테루코(아사노 아츠코)와 가까워지고, 이로 인해 가정에 균열이 생깁니다. 아내와의 심한 갈등 끝에 끔찍한 선택을 하게 된 사카네는, 이후에도 자신이 만든 어두운 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돈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넓혀가던 그는, 동료 광부의 가족에게까지 접근하면서 점차 주변과의 관계는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는 결국 또 다른 비극을 낳고, 사카네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도피가 시작되고, 8년에 걸친 긴 여정이 펼쳐지게 됩니다.


■ 마지막 희망의 빛, 그리고 현실

사카네는 도피 중에도 치에를 잊지 못하고, 그녀가 나가노로 이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갑니다. 하지만 치에는 이미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고, 두 사람은 짧은 재회를 나눕니다. 이후 다시 길을 떠나려던 사카네는 역 화장실에서 분장을 마치고 나오는데, 플랫폼 건너편에 옅은 화장을 한 채 짐을 든 치에가 그를 따라온 모습이 보입니다. 새로운 여정이 시작될 듯한 순간, 갑작스레 경찰의 조명이 역사를 환하게 비춥니다.

낡은 탄광 터의 화면 위로 자막이 뜹니다.
“이 이야기는 실화이다. 쇼와 24년 여름――사건은 이곳에서 일어났다.”
영화는 그렇게 현실로 관객을 이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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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가타 켄의 압도적 연기, 그리고 명배우들의 향연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사카네 역을 맡은 오가타 켄의 눈을 뗄 수 없는 연기입니다. 내면의 고통과 외부의 압박, 그리고 아주 작은 희망을 품는 복잡한 심리를 절묘하게 표현해 냅니다.

아내 역의 아사리 카즈요, 집요하게 사카네를 추적하는 형사 역의 카와타니 타쿠조(일본 아카데미상 후보),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카네와 얽히는 여성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특히 후지 마리코는 치에 역으로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와 블루리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 고샤 히데오 감독의 깊은 시선, 그리고 사토 마사루의 음악

『세 마리의 사무라이』와 『기룡인 하나코의 생애』 등 인간 본성을 묵직하게 그려내는 데 탁월한 고샤 히데오 감독은 이 작품에서도 인간의 내면과 도피의 긴장감을 절제된 시선으로 담아냈습니다.

사토 마사루의 애절한 음악은 인물들의 감정선을 더 깊게 이끌어주며,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여운을 남깁니다.


■ 실화에 바탕을 둔 묵직한 메시지

『옅은 화장』은 단순한 범죄극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외로움, 후회, 갈망, 그리고 아주 작은 희망까지도 섬세하게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어 그 충격은 더 크지만, 그 안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교감과 진심 어린 관계는 관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극단적인 삶을 살아가는 남자가 만난 한 사람, 그리고 짧은 위안.
그 마지막 순간, 옅은 화장을 한 여인의 등장과 함께 도피는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옅은 화장』은 인간의 그림자와 구원을 함께 마주하는, 깊은 여운을 주는 작품입니다.


감독: 고샤 히데오
각본: 후루타 모토무
원작: 니시무라 노조무
출연: 오가타 켄, 아사리 카즈요, 카와타니 타쿠조, 오무라 콘, 아사노 아츠코, 미야시타 준코, 마츠모토 이요, 후지 마리코 외
개봉: 1985년 10월 26일
상영 시간: 1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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